yunjeBlog
Published on

벤처 경영학 특강 - 창업과 돈, 그리고 내가 가진 것들

Authors
  • avatar
    Name
    장윤제
    Twitter

목차


서론: 정리의 시작

2024년 11월 25일 화요일에 벤처 경영학 수업 특강을 들었다. 그리고 여기서 배운 내용이나 느끼는 것들을 지금 정리하려고 한다. 나는 벤처 경영학 수업에서 배운 것들이 대단히 인상 깊었고, 교수님이 말씀하시는 것도 정말 열정적으로 필기했다. 그러나 이것은 워드나 공책에 수기로 어지럽게 정리되어 있다. 나는 이것을 깔끔하게 정리해서 저장할 필요가 있음을 느낀다.

옛날에 벤처 창업과 투자에서 배웠던 것도 이와 같은 형식으로 정리할 것이다.

저 벤처 경영학 수업을 듣는 게 거의 한 열 번은 되고 노트에 굉장히 열심히 정리해 두었는데, 이걸 전자로 옮길 것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100을 하려고 하면 시작도 하기 힘들어지는 법이다. 나는 이걸 많이 경험했고, 그렇게 제일 최근에 있었던 일부터 정리하겠다.

첫 번째 연사: 미디어 창업가

먼저 어떤 한 연사가 강연하러 왔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내가 가장 되고 싶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 사람은 돈을 버는 것에 그다지 관심이 없어 보였다.

이 사람은 금융권에서 일했으며, 미국에 있는 경영대를 나와서 모건 스탠리에 들어갔다가 상사의 핍박을 겪고 벤처캐피탈로 이동했다. 일단 상사의 핍박을 받았다는 것이 그것이 자신의 능력 부족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벤처캐피탈도 자기가 좋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직장 중 하나이다.

그런데 이 사람은 여기서 "괜찮게 받던 월급이 나의 기회비용인데, 돈을 크게 벌 수 있는 방법은 사업 밖에 없다"고 느꼈다고 한다. 그리고 부모님의 집에서 10개월 동안 지내면서 창업을 준비했다고 한다.

나의 편향과 한계

우선 나의 배경과 이에 관해 논의하면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설명해야겠다.

나는 문화산업을 별로 안 좋아한다. 싫어한다고 보는 것도 맞겠다. 우선 부모님께, 특히 어머니한테 돈을 쓰면서 막 노는 것을 매우 좋지 않은 행동이며 비생산적이며 아무런 가치도 없다고 어릴 때부터 교육을 받았다. 물론 세뇌까지는 아니었겠지만, 게임은 나쁜 것이며 오락 영화 또한 나쁜 것이고, 우리 어머니는 빈 시간이 있어도 항상 집안일이라든가 무언가를 했고, 돈으로 무언가를 한다기보다 자본 축적 그 자체에 더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나 또한 문화산업을 좋게 보지 않는다.

내가 좋아했던 역사책은 자본을 보고 노동을 모으고 효율적으로 사용해서 근대화와 산업화, 철강, 자동차... 이런 생산 효율을 개선하는 것이었다.

컴퓨터공학부에 온 친구들을 좀 꽤 많은 수가 내 주변에 "게임을 만들고 싶다"라는 그런 등의 이야기를 한다. 게임은 생각보다 큰 산업이고 돈이 된다. 그렇지만 나는 절대 게임을 만들고 싶지 않다. 실력이 되는지는 논외로 하고, 물론 돈이 된다면 만들겠지만 게임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이다.

따라서 이러한 편향이 이 사람에 대한 평가에 작용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 독자는...

미디어 사업에 대한 의문

이 사람의 문제의식과 돈을 벌 수 있겠다고 느꼈던 점은 미국의 솔직한 팟캐스트 문화가 한국 유튜브 시장에는 충분히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자신은 방송국과 유튜브 중간의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이 사람의 태도는 전반적으로 말이 굉장히 많고 설명을 하려고 한다. 그리고 이 사람은 자신의 일을 굉장히 좋아하는 듯이 보인다. 왜냐하면 목표만큼 숫자가 나오지 않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집이나 촬영과 같이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닌 일을 이렇게 한다는 것은 자신의 일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사업을 돈을 벌기 위해서 하고 싶고, 사업성이 안 되면 과감하게 접는다는 입장에서 그 문화에 대한 열정을 이해할 수 없으며, 이 열정이 없었다면 그 사람도 이 일을 계속하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궁금한 것은:

  • 이 유튜브가 다른 유튜브들에 비해서 어떤 경쟁 우위를 가지고 있는지?
  • 영상을 어떻게 더 빨리 찍을 수 있는지?
  • 한 개 영상을 어떻게 비용을 줄일 수 있는지?
  • 영상 평균 비용이 얼마큼 나오는지?
  • 구독자 수 추이는 어떻게 되고 있는지?
  • 비즈니스 모델은 어떤지?

그런 것들이 궁금하지만, 이 사람은 거기에 대해서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또는 자기가 나름의 신념을 가지고 있을지 몰라도 나는 거기에 설득되지 않았다. 애초에 나는 미디어 산업에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그것도 있다.

만약에 방송국이라면? 그리고 뭔가 남들과 달라지고 싶다면? 자본을 어떻게든 유치해서... 왜냐하면 내가 생각하는 방송국의 장점은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다는 것인데, 한 가지 유튜브 채널만 계속 운영한다면? 이건 그냥 일반적인 유튜브 채널과 다를 바가 없지 않은가?

유튜브 채널은 미국에서의 솔직함 그런 것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이건 대체될 수 있지 않나. 유튜브 비즈니스 자체가 결국 지속 수익을 내려면 인기 있는 출연자를 만들어야 되는데, 그 출연자가 인기가 많아지면 다른 곳으로 이적하거나 독립할 수도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임금을 주어야 한다.

그러면 쇼 자체의 아이덴티티를 만들거나 해야 하는데, 이에 대해서 이분은 매번 다른 게스트를 불러오는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했다. 그런데 나는 숫자(조회수 등)가 그렇게 좋아 보이지 않고 이건 출연자도 동의했다. 나라면 포기했을 것 같다. 하지만 자기가 이게 너무 좋으면 계속 해야 할 것이다.

돈이 될 것 같지 않다. 그런데 인생의 돈은 전부가 아니다. 하지만 사업은 돈이 되어야 한다.

이것은 사업인가?

물론 이 사람이 성공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은 한국어를 쓰고, 그러니까 영어 같은 언어를 쓰지 않고 미국보다 시장이 10분의 1도 안 되고... 이 사람의 주장은 "한국에서 미국 팟캐스트 류의 것이 없다. 길게 이야기하고 내러티브가 없다."

그런데 기업 입장에서 자본을 가지고 효율화를 할 수 있는지? 개발, 운영, 촬영을 외주를 한다든지, AI 로봇을 써 가지고 PD 발굴 프로세스라든지 자동화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이건 기업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기획, 촬영, 편집, 섭외를 모두 자기가 하고 아이덴티티가 채널이라면... 채널에 특이함... 그렇다면 이건 자영업 아닐까?

물론 성공한 유튜브 채널은 많다. 그런데 내가 궁금한 것은 이거다. 이걸 사업이라고 볼 수 있을까? 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김필립 교수: 이익의 질과 협상

이제 두 번째로 내가 정말 좋아하는 교수님인 김필립 씨의 "이익의 질과 협상 개론 파트 2"에 관해서 이야기를 해보겠다. 나는 이런 류의 이야기를 정말 좋아한다.

협상에서의 진실

협상은, 그러니까 협상에서의 진실은 풍선껌이다. 어느 정도는 늘리거나 줄일 수 있지만 너무 당기면 찢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갤럭시 휴대폰에서 달을 찍으면 이게 달이라는 것을 인식해서 자동으로 디테일을 보정해 주는 그런 기능을 출시했다. 그런데 과연 이게 진짜 사진이라고 볼 수 있을까? 진짜 사진은 무엇이고 진실은 무엇일까?

나는 이에 대해서... 나는 애초에 이런 문제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는데,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만약에 이 기능을 도입하는 것이 소비자들이 더 좋아한다면, 갤럭시의 매출 증가에 도움이 된다면 옳다. 아이폰이 배터리가 20%가 되었을 때 급격히 닳지 않는 것처럼, 중요한 건 이용자 경험이다.

창업은 나이가 들어서

아무튼 이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고, 2세대에 한 번 오는 산업혁명: 인터넷 기술, 모바일, 스마트폰, 그리고 인공지능. 이 기회에, 이 시대적 흐름에 우리는 어떻게 뛰어들 수 있을까?

김필립 씨는 말한다. "창업은 나이가 들어서 해야 한다." 어릴 때는 경험도 없고 인맥도 없고 실력도 없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그 모든 것이 비교도 안 되게 증가한다.

당장 홍정욱 씨는 하버드 최우등 졸업하여 국회의원에 들어갔다가... 그런데 돈이 많아져서, 원래부터 돈이 많아서 누나한테 돈 받아 헤럴드 경제를 인수하고 이걸 거대하게 성장시켰다. 지금은 유기농 음식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다.

김필립 자신도 무언가 가치를 창출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한다. 나는 이게 굉장히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문화산업에 관해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인간은 일을 해야 하고, 마치 우리 엄마처럼... 그러니까 우리 엄마한테 배웠다.

김필립 씨는 회의주의자에 가깝다. 전기차를 좋아하는 것은 Arrival 풀 매수에서도 확실히 증명된다. 왜 그럴까? 당장 나이대가 좀 더 있으니까 자동차가 모두에게 보편화되었고, 또 Arrival을 보았으니까 로보택시가 수익성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으니까... 그래서 이러한 관점을 가졌을 수 있겠다. 전기차는 좋아하는데 인공지능 반도체와 휴머노이드는 좋아하지 않는다. 김필립은 휴머노이드를 싫어하는데, 여기서 다시 왜 Arrival을 선택하였는지 알 것 같다. 그리고 확실히 숏을 잡으면 생각이 많아진다.

운과 실력의 경계

김필립 씨가 글로우 레시피(Glow Recipe)에 대해서 이야기한 것을 보자.

"어디까지 실력인지 묻고 싶다. 나는 글로우 레시피에게 묻고 싶다. K-pop이 흥하고, 이에 따라서 K-컬처가 흥함에 따라 K-뷰티가 흥하는 거... 이건 운 아닌가? " 김필립 씨는 이게 운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 배지훈 씨와 윤종수 씨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배지훈 씨는 일렉클(ELECLE) 창업자인데 김필립과 비슷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컴퓨터 앞에서 해외 사례를 기반으로 미리 예견을 하였다. 모든 전동 킥보드 업체는 결국 망할 것이라고.

하지만 일렉클은 막대한 적자를 내고 있는데, 윤종수 대표의 지쿠터(Xingxing)는 매출 800억에 50억의 단기 순익을 냈다. 이 사람은 컴퓨터 앞에서 무언가를 해결하려고 하다가 무중력 자전거를 하다가 포기하고 킥보드라는 대안으로 선회했다.

그런데 결국 전동 킥보드가 들어오고 규제가 시작되기까지의 틈이 있고, 그 시간 동안 많은 돈을 벌었지 않았나... 그러면 이거는 윤종수가 잘했다고 봐야 하는가? 이건 윤종수의 능력인가?

나는 이종수 교수님한테 노트북 앞에서 너무 앉아있는 게 서울대생의 단점이라고 배웠다. 그리고 좀 더 돌아다닐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김필립씨는 이미 인맥이 넘치고 충분히 돌아다닐 것이다. 나는 둘 다 열심히 해야 한다.

가치 창출과 인정

김필립은 가치를 창출하고 싶어하고, 나도 투자회사나 의사... 그러니까 의사는 나 말고 다른 누군가가 해도 똑같이 할 수 있는 것인데, 따라서 나는 인정받고 싶고 창업가가 되고 싶다.

자문업이나 의사와 같은 것은 대단히 반복적인 작업이고 일이 재미없다고 김필립은 말한다. 김필립은 유학생으로 입학하였고, 대부분 외국에서 시간을 보내서 주입식 교육에 약하다고 말한다. 저녁에 하는 교육을 등록했으나 지금은 드롭한 상태이다.

부동산 투기로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필립은 "강남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것을 누가 모르는가?"라고 한다. 하지만 부동산 투기와 달리 창업은 내 역량과 어느 정도 비례하며, 머리 쓰는 곳에 희열을 느낀다고 한다.

나는 그러한가? 나는 그렇지 않다. 내가 부동산 투기를 하지 않는 이유는 시드가 없어서이다. 그리고 나는 돈을 벌고 싶다. 그런데 내가 돈을 벌고 싶은 이유는 인정받고 싶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해서 돈이 부족하거나 돈이 없어서 하고 싶은 걸 못한다거나 그러지 않지만, 내 능력으로 내가 이만큼 이럴 수 있다는 것을... 의사 따위가 아니라... 아니 의사보다 더 훨씬 대단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다. 우리 엄마가 내가 의사가 되기를 매우 원하셨기 때문에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솔직히 강남 부동산이 앞으로도 오를 지는 모른다고 생각한다. 다만 자본이 자본이 낳는 것은 자본주의가 존재하는 한 불변할 것이다.

회계 조작의 방법들

김필립은 설명한다. 조정과 왜곡의 차이에 대해서. 이건 마치 풍선껌과 같은데, 회계를 통해서 회사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물론 그게 일론의 분식 회계처럼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진 모르겠지만 조정 또는 왜곡할 수 있다.

정보의 비대칭은 매우 중요한데 결국 회사 내부자만큼 회사의 정보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실사는 정말 중요하다. 이것은 최종학 교수의 "숫자로 경영하라"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사항이다.

우리는 현대차나 삼성처럼 거대한 기업이라면 실사를 열심히 할 것이다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몇천억이나 몇 조 같은 경우도 작은 돈으로 생각될 수도 있고 실사를 대충 할 수도 있다. 이것은 김필립의 경험에 기반한 것이다.

자사주에 몰빵하는 것이 매우 비합리적인 선택임은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에서도 나오고 교과서에도 나오는 건데, 왜 김필립은 그런 선택을 했을까? 이건 내가 창업을 결심한 이유와 비슷한 것 같다. 더 큰 성공을 노렸을 것이고, 그 당시에는 Arrival이 그러한 회사인지 알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면 이제 회계를 통해서 회계의 장난질을 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1. 감가상각비 조정

  • 무형자산 조작이 더 쉽다
  • 저작권이나 그런 것들에 대해서 애초에 이걸 가격을 평가할 때
  • 비용 과소 수정을 한다든지
  • 쏘카의 경우 차량 사용 연수를 늘려서 이익이 증가해 보이는 효과를 보였다
  • 이거 말고도 영업권을 이용할 수도 있다

2. 충당금 조작

  • 자산과 부채를 장난할 수 있다
  • 예를 들어서 소송이 나면 배상금으로 100억을 지급해야 될 수도 있다고 하자
  • 그런데 소송에서 이길 것 같은데 내년 실적이 잘 안 나올 것 같아서 충당금으로 올해의 이익을 내년의 이익으로 전환할 수 있는 것이다
  • 수익의 시점, 매출의 인식 시점을 이동시키는 것이다

3. 1회성 요인 활용

  • 투자자들은 1회성 요인에 대해서 좀 더 잘 눈감아주는 경향이 있다
  • 구조조정에 따른 퇴직금 지불 비용이라든지
  • 인수합병 비용이라든지
  • 그런 것들로 회계 조작을 할 수 있다
  • 그런데 이러한 1회성 요인이 지나치게 재무제표에 많이 나온다면 의심해 봐야 할 것이다

4. 현금흐름 항목 조정

  • 현금흐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영업 현금흐름일 텐데 이것이 구분이 애매한 부분들이 있다
  • 투자 현금흐름이나 재무 현금흐름에서 영업 현금흐름으로 바꾸어서 "우리 회사가 잘 영업되고 있다"게 보이는 식으로 눈속임할 수 있는 것이다

5. 인수합병 과정에서 재무제표 왜곡

  • 상대 기업의 가치를 왜곡하는 것이다

김필립은 경찰과 검찰이 회계를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확실히 나도 내년에 반드시 회계 원리를 들어야 할 것 같다.

쏘카의 매출 전환은 CFO의 역량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들어오자마자, 김필립이 들어오자마자 4개월 만에 매출 전환을 했다. 이거는... 하지만 쏘카의 주가는 CFO의 역량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런데 주가는 창업자의 역량이 아닌가?

김필립이 협상에 관해서 가르침을 주는 거는 다음 시간에 한 번 적도록 하겠다.

송민서와의 대화

그리고 수업 시간에서 나와서... 그리고 중간에 아무튼 SNACK 동아리 회장 송민서 씨랑 대화를 좀 했고, 다음 주 화요일에 밥약 일정을 잡았는데, 아무래도 몇 번 지나가면서 안면을 튼 적이 있어서 좀 더 수월하게 말을 걸 수 있었다.

송민서 씨는 현재 꽃다발을 소비자 수요를 모아서 좀 더 저렴하게 공급하고자 하는... 고전적인 티켓몬스터나 위메프, 쿠팡 같은 곳에서 했던 것을 다시 한번 재현하려고 하고 있다.

이 얘기를 듣는 것이 무척 재미있었다. 나는 꽃다발을 사 본 적이 없고, 이것의 비용 구조나 크리스마스가 되면 비싸진다는 것도 몰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걸 가지고 지속하는 사업 구조를 만들 수 있을진 잘 모르겠다. 애초에 여기에 투자한 송민서 씨의 시간이 적기도 하고...

송민서 씨는 자기가 이걸 빨리 하기로 결심하고 실행했다는 것을 자랑으로 삼았다. 나는 이걸 굉장히 칭찬할 만하고 본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송민서 씨는 우선 나를 면접에서 떨어뜨렸다. 따라서 그러한 점이 내가 지금 이야기하는 것에 편향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먼저 미리 말하게 된다.

나는 사업은 끈기를 가지고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안 되면 빠르게 피봇해야 하지만... 그리고 나는 오토바이에 관해서 내가 충분히 추진력이 있지 않은 것을 스스로 자아 비판을 많이 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내 멘탈이 더 중요하다.

나만의 페이스

국제 정치를 하는 사람은 동시에 내부적인 여론이나 국내적인 반발의 가능성 또한 고려해야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나 또한 내 정신 건강에 자극이 되거나 압박을 주는 행동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

그리고 사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그 모든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것이다. 나는 꽤나 풍부한 자원을 가지고 있고, 이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부모님께서 보장하셨다시피, 당장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 해서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 주체인 부모님은 나를 더 압박하지 않을 것임을 보장하였다. 그러므로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더 빨리 해야 한다고 압박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놀라웠던 것은 나는 이 수업을 듣는 사람들이 모두 창업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생각이 꽤 있는 줄 알았는데, 송민서 씨도 졸업하고 바로 창업을 하거나 그럴 생각은 없다고 했다. 그냥 수업이 남아서 등록한 사람도 있었고, 뒤에서 보니 노트북으로 다른 것을 하거나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는 충분히 합당하다. 창업은 돈을 벌고 싶으면 하면 안 된다. 서울대생이 졸업해서 안정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루트가 얼마나 많은데, 굳이 이 스트레스 받는 창업을 할 이유가 없다. 이건 대단히 스트레스가 받고 고부담적인 일이다. 내가 물론 그만큼 열심히 하는지에 대한 자아 비판은 논외로 하고...

그렇기 때문에 나는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김필립 씨는 나에 비해서 능력이나 인맥이나 모든 것들이 뛰어나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기회비용이 더 크다. 김필립이 회사에 가면 훨씬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다. 그렇기에 그만큼 창업이라는... 돈을 전혀 받지 못하고 오히려 빚이 더 생길 수도 있는 그러한 리스크를 선택하기가 두려워지는 것이다.

이건 말 그대로 야생적인 충동이다.

나는 내가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다. 나는 김필립보다 시간이 많다. 그리고 나름의 지적 용량이나 지식이나 그런 것들에 대해서 장점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금융권이 하루 종일 일하고 일주일 내내 일하고 하는 것들에 대해서 나는 부러움과 선망, 그리고 좌절감을 동시에 느끼곤 하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나는 내 페이스대로 천천히 가는 게 옳다.

외부의 비판에 합리적으로 귀를 기울여야겠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멘탈이다.